2025/08 20

길례언니 / 천경자

길례언니천경자(千鏡子, 1924~2015)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여류 화가 가운데 한 분입니다.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색채와 여성을 주제로 한 독창적 작품 세계로 잘 알려져 있지요. 주요 특징작품 세계: 주로 여인, 꽃, 이국적 풍경을 소재로 삼아 화려한 채색화풍을 보여주었습니다.화풍: 채색화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동양화 기법과 서구적 색채감각을 절묘하게 융합했습니다.대표작: 「초원Ⅱ」, 「생태(生態)」, 「꽃과 여인」 등.논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작품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천경자는 생전에 "그림은 내가 그린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당시 미술계와 국립현대미술관은 정반대 입장을 취했지요. 이 사건은 여전히 한국..

명화 이야기 2025.08.31

순진한 간호사

혹시라도 병원에 갈 일이 있으면 한번 눈여겨보세요. 주사실, 응급실, 석고붕대실, 처치실 이런 것들이 보이나. 처치실이란,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주사나 약을 투약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장소입니다. 보통은 간호사실 내부에 있지요. 링거병에 노란 앰플을 섞거나 약 봉투를 확인하거나 뭐 그런 일을 하는 장소입니다. 간호사들이 "처치하러 가자!" 라는 말은 병실에 있는 환자들에게 주사를 놓으러 가자는 말이고. "지금 처치 시간인데요." 라는 말은 병실 환자에게 주사를 놓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처치라는 말이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용되면 엄청나게 무서운 말이 됩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생명을 끊는 것을 "처치한다." 라고 하지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 면허를 받아 처음 출근한 병원의 근무지가 내과..

병원 이야기 2025.08.30

박꽃

박꽃 / 마종기​​​그날 밤은 보름달이었다.건넛집 지붕에는 흰 박꽃이수없이 펼쳐져 피어 있었다.한밤의 달빛이 푸른 아우라로박꽃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박꽃이 저렇게 아름답구나.- 네.아버지 방 툇마루에 앉아서 나눈 한마디,얼마나 또 오래 서로 딴생각을 하며박꽃을 보고 꽃의 나머지 이야기를 들었을까.- 이제 들어가 자려무나.- 네, 아버지.문득 돌아본 아버지는 눈물을 닦고 계셨다.​오래 잊었던 그 밤이 왜 갑자기 생각났을까.내 아이들은 박꽃이 무엇인지 한번 보지도 못하고하나씩 나이 차서 집을 떠났고그분의 눈물은 이제야 가슴에 절절이 다가와떨어져 있는 것이 하나 외롭지 않고내게는 귀하게만 여겨지네 ​​ 🔹 마종기(馬宗基, 1939~ ) 문화원형백과에서는 ‘박꽃’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장독대에 ..

호수

호수정지용​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폭 가리지만,​보고 싶은 마음호수만 하니눈감을밖에.1920년대~1940년대에 활동했던 정지용 시인이 1930년에 발표한 시로 1935년에 발간한 첫 시집 에 실려 있다. 감정과 언어의 절제가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 간결한 시어를 통해서 간절한 그리움을 절제 있게 보여 준다. 얼굴/마음, 손바닥/호수가 완전한 대칭을 이루면서 ‘얼굴을 가리우다’, ‘눈을 감다’라는 서술어가 현실 세계에 대한 철저한 차단과 단절을 의미한다. 그 대신 눈을 감는다는 것은 내면세계의 입구로 들어가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그것은 사물의 시간으로 내려가는 것이며, 그 시간은 몽상의 현실을 소화하는 시간이다. 눈을 감음으로써 비로소 열리는 내면성의 세계가 이 시의 중심 공간이다. 이미지 출처 :다음 이..

Universe 05-IV-71 #200 / 김환기

〈Universe 05-IV-71 #200〉 (1971년作) 입니다.📌 작품 개요작품명: Universe 05-IV-71 #200제작연도: 1971년 4월 5일재료/형식: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딥틱(diptych, 2폭화)크기: 약 254 × 254cm × 2점 (가로 5m에 달하는 대작)장르: 추상회화, ‘점화(點畵, Dot Painting)’ 시리즈의 대표작🎨 특징점(點)의 회화푸른 화면 위에 수많은 작은 점들이 빼곡히 찍혀 있음.이 점들은 별, 우주, 생명, 시간을 상징하며, 김환기 특유의 **‘Whanki Blue’**를 극대화합니다.우주적 스케일제목 ‘Universe’ 그대로, 인간 존재와 자연, 우주 전체의 조화를 표현.화면을 가득 채운 점들은 마치 은하수나 밤하늘을..

명화 이야기 2025.08.27

칸트와 나

어릴적 한 때, 김동길을 닮고 싶어 몸부림을 친 적이 있다. 고고한 독신으로 살다 보스톤대학에서 공부하고 사투리를 쓰지 않는 문화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김동길을 가슴에 품고 20대를 보냈고 30대가 되어서야 김동길을 내 가슴 속에서 떠나 보낼 수 있었다.그러다 40대 후반에 우연히 쉐어하우스를 알게 되었고 누구와 함게 살아 본적이 없는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거란 생각에 2년 정도 사람들과 함께 산 적이 있다. 그곳에서 만난 친구가 웅이었다. 그는 K 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까지 다녀와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인사동의 술집에서 만났다. 나는 동성 친구를 사귀는 기준을 술자리에서 많이 평가하는데 나와 주법이 비슷한 친구였고 우린 한 번의 술자리로 지식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

문학의 향기 2025.08.27

키스 / 구스타프 클림트

작품 개요제작 시기: 1907~1908년재료: 캔버스에 유화와 금박크기: 약 180 × 180 cm소장처: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미술관 특징황금양식 (Golden Phase)클림트가 금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기 대표작.비잔틴 모자이크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연출.사랑과 에로스의 상징두 인물이 서로를 껴안고 키스하는 순간을 포착.배경과 인물의 경계가 사라져 하나로 융합되는 듯한 표현 → 사랑의 완전한 합일을 상징.패턴의 대비남성의 의상: 직선적, 네모난 장식 → 남성성·안정감.여성의 의상: 곡선적, 꽃무늬 → 여성성·유연함.추상적 무늬 속에서 성별적 특성이 드러남.시간을 초월한 순간인물 주변이 황금빛으로 뒤덮여 현실적 배경이 사라짐.사랑의 절대적이고 영원한 가치를 표현. 의미인간의 원..

명화 이야기 2025.08.25

배려석

배려(配慮)석금요일 퇴근 지하철을 북새통이다. 그나마 조용한 건 요즘이 코로나시대라 말을 하지 않아 침묵이 흐를 뿐. 가산디지털역에서 지하철을 타니 사람들로 넘쳐났다. 앉을 자리는 바라지도 않지만 한쪽에 조용히 서 있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견딜만한 것은 오늘이 주말이라는 것이다. 좀 힘들게 퇴근을 해도 이틀을 쉬니까 견딜 수 있다는 마음으로 손잡이를 잡은 팔에 힘들 주고 서 있었다.두 정거장을 지나자 앞에 앉은 아가씨가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은 땡잡은 날이구나, 이렇게 빨리 자리가 생기다니.” 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살금살금 아가씨 앞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역에서 앉아 있던 아가씨가 내리고 운 좋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때까지도 임산부를 위해 배려한 분홍좌석은 비어 있었다. 더러..

문학의 향기 2025.08.25

게임의 법칙

바둑을 두거나 책을 읽어나 잠자는 것이 전부였는데 범털 들이 있는 방은 야식도 만들어 먹곤 했지만 매일 있는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비공식적으로 화투와 카드가 있었다. 순수 수제품인 화투와 카드의 인기는 대단했다. 카드를 만드는 원료는 우유팩이었다. 먹고 버리는 우유팩을 모아 흰 표면에 볼펜으로 카드와 화투 그림을 그리는데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찍어냈다고해도 될 정도의 그림 실력이었다.바둑알로 칩을 사용하는데 칩은 모든 영치품을 포함했다. 각종 간식과 운동화 내의. 심지어는 모포까지. 문제는 선수가 각각의 방으로 나누어 입실한다는데 있었다. 1번방의 김 씨와 2번방의 공 씨. 그리고 3번방의 조 씨가 게임을 하고 싶은데 방이 나누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하지만 이 문제도 기가 막히게 푸는 방법이 ..

학교 이야기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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